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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민서 작성일 201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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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과 온달> 막공 후기

아...<평강과 온달> 공연이 끝났다니...
이번 공연은 음..솔직히 진짜 힘들고 어렵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걱정도 많이 됬던 공연이었다. 하지만 그런 만큼 끝나고 나서는 되게 후련했고 행복했던 공연이었다. 맨 처음 역할배정 오디션 결과가 나왔을 때 정단원팀 평강이라고 떡하니 써져 있는 것을보고 너무 놀랍고 기뻤다. 하지만 합숙이 오니 그 기쁨은 곧 큰 역할을 맡았다는 짓누르는 부담감으로 바뀌었다. 내가 너무 연구를 안한 것 같았다. 어떻게 해야될지도 모르겠고...노래도 제대로 안되고...그래서 시연회 때 호흡도 걸음걸이도 노래도 연기도 아무것도 안 되서 너무 속상해서 울었다. 매일연습 때는 런 돌기가 솔직히 두려웠다. 자신감도 상실한 기분이었고...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는데 딱히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저 리허설 한다는 느낌? 첫번째 공연 때는 동선 등을 생각하느라고 연기에 전혀 집중하지 못했다. 두번째 공연 때는 평강 솔로 노래를 부르다가 결국 울었는데 무대 뒤에서 감정이 절정을 찍어서 막 후회도 되고 너무 아쉽고 그래서 막 울었던 것 같다. 공연이 시작하고나서야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연기를 하는 것이 뭔지 알 것 같았다. 정말 내가 그 감정을 느끼면서 연기를 해야하는 것이다. 세번째 공연 때는 전체적으로 조금 열심히 한다는 느낌을 줬던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계속 정단원 공연을 내가 다 망치고 너무 속상했다. 내가 원하는 감정이 안 나오니깐 답답하고...막막하기도 했다. 마지막 공연 때는 공연 전에 되게 시무룩하고 긴장됬다. 내가 과연 오늘만큼은 잘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이 들었다. 공연 들어가기 전에 로렌 선생님깨서 평강의 감정 선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다. 엄마는 돌아가시고 아빠는 집을 나가라고 해서 세상에 나 혼자 서게 되고 하지만 그 옆에는 아로가 있고 온달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하지만 온달은 결국에 죽는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이 생각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평강솔로 노래 전에는 관객들한테 보여준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그 공간을 상상하고 그 노래 전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가사를 하나하나 느끼며 연기하라고 하셨다. 마지막으로 평강이 되라고 하셨다. 사실 무척 애매모호한 어쩌면 뻔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가장 도움이 되었던 말씀이었다. 공연을 하면서 무대 뒤에서도 평강처럼 걷고 평강처럼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즉, 무대 뒤에서도 평강의 감정끈을 놓지 않고 계속 유지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러니깐 무대 위에서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공연이라는 생각보다 실제로 겪고 있는 상황처럼 느껴져서 진심으로 즐거워서 웃게 되고 화나서 화내고 슬퍼서 울게 되었다. 왠지 모르게 평강 솔로 노래 전에 숨이 찼다. 그래서 그 호흡을 가지고 감정에 몰입하려고 했다. 그랬더니 진짜 너무너무 슬프고 막 눈물이 나오는 것이었다. 진짜 꺼억꺼억 울게 되고...사실 그 노래 부르기 전에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이 바로 '이번에 안 울면 즉, 내 모든 것을 쏟아붓지 않으면 나는 후회할 것이다'였다. 노래가 끝나고 무대 뒤로 가니깐 감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해서 서희언니랑 끌어안고 커튼콜 전에 막 울었다. 명규 쌤이 예전에 커튼콜 때는 후회없이 너무 후련한 상태로 관객들과 감동을 나누는 것이라고 하셨다. 이번 커튼콜 때는 입은 활짝 웃고 있는데 울음이 멈추지 않아서 계속 울었다. 여러 감정이 섞여서였던 것 같다. 지금까지 힘들었던 것이 막 생각이 나면서 너무 후련하고 행복해서 인사를 하고 공연을 끝냈다. 이번 공연 때는 '오즈의 마법사' 때 이후로 처음으로 무대 위에서의 희열을 느꼈다. 이번 공연을 통해서 나는 힘들었던 만큼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 노래에서도 뒤를 어떻게 오픈을 해서 노래를 하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겠고 연기에서도 캐릭터를 디테일하게 분석하는 방법과 정말 감정에 몰입하는 느낌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겠다. 극단 서울 정기공연 37기 <평강과 온달>은 정말 힘들었지만 정말 후련하고 행복했던 공연이었다.

제 감정을 끌어올려주신 단장님, 캐릭터에 대해서 많은 도움 주셨던 명규 쌤, 디테일하게 연기하도록 도와주신 동우 쌤과 예빈 쌤, 완전 멋있는 안무를 만들어주신 창훈 쌤,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너무 큰 도움을 주셨던 로렌 쌤, 항상 격려해주시고 도와주신 정환 쌤, 예술적인 무대 만들어주신 봉수 쌤, 진짜 감동적인 조명을 해주신 정훈 쌤, 꼼꼼하게 신경 써 주신 음향감독 선생님들, 많은 조언과 도움 줬던 존잘 캡틴 해든이랑 서희 언니, 그리고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던 팀원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잘할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