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김수린	작성일	202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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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영상 후기

평소 같았으면 1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나열해서 제스처, 표정, 목소리 등의 고칠 점을 하나하나 다 적었겠지만 이번 후기는 " ~장 때 ~~을 하면서 표정을 더 크게 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이렇게 이번 공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무슨 공연을 하든 문제가 될 것 같은 것에 대해서 적어볼려고 한다.

사실 이번 막공 때 첫 등장 하고 페스테 등장할 때부터 쎄한 느낌..? 뭐라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그냥 페스테한테 뭐라뭐라 할 때부터 하면서도 표정도 제스처도 맘에 안 들었다.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생각이 무대에서도 자꾸 드니까 집중도 제대로 못 하고.. 올리비아가 마지막 한 장면 빼고는 다음 등장까지 대기할 수 있는 시간이 꽤 길다. 리허설때도 첫공때도 항상 다음 장면 표정이나 제스처 이런걸 미리 해보고 연습했는데 막공날은 연습하다가도 아까 너무 못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나는 항상 맘에 안 들게 한게 있으면 이미 다 지난일이여도 쓸데없이 엄청 열심히 연습한다,, 발표든 면접이든 토론이든 오디션이든 끝나고 나서 집가는 길에 진짜 열심히 고민하고, 중얼거리고, 말 꼬이면 다시 하고..(연습해봤자 이제 쓸일도 없는데,,) 이걸 직성이 풀릴 때까지 계속하는데 막공 때도 그 버릇이 나왔다. 계속 '이미 다 끝났어. 그걸로 다시 무대 설 일 없고 제발 남은거나 잘해' 이러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해봤지만 어느새 또 후회하고, 스트레스 받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다음 장면에서도 당연히 맘에 드는 연기가 안 나오고, 백스테이지 들어와서 또 스트레스 받고..ㅋㅋ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공연 영상보니까 그때 생각했던 것보다도 진짜 너무 못하고 '저게 무슨 대상이야?' 여서 다시 연습하고 씨뮬 돌리는 중이다. (왜 이제야 연습하는 건데..,, 영상 보면서 나중에 후배들이 이 dvd를 보며 '저 언니가 대상이라고?? 왜??' 이러는 것까지 상상했다ㅋㅋ) 첫공이라고 막공보다 얼마나 더 나았겠어 싶지만 하필 영상 찍는 날 그 악순환에 걸려 버려서 아쉽긴 하다.
여기까지는 핑계+문제 였고 이걸 어떻게 해결하나가 문젠데.. 앞서 말한 이미 지난 일에 대해 계속 집착하는 버릇은 꽤 어렸을 때부터 있었다. 꼭 중요한 발표나 오디션 같은게 아니더라도 누군가랑 나눈 대화 속에서도 '이렇게 말하는 것보다 더 좋은게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면 성에 찰 때까지 대사(?)를 정하고 실수하지 않을 때까지 연습한다. 물론 이렇게 쓸데없이 고민하고 연습한걸 다시 쓸일은 없다. 해결책이라고 할 만한건 2개 밖에 없는 것 같다. 이 버릇을 고치거나, 첫 단추를 잘 꿰거나. 이번 막공도 3장을 맘에 들게 했었더라면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았을 것이다. 근데 첫 등장부터 맘에 안 들어버리니까 그때부터 공연 중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스트레스 받고 후회하고 집중도 깨지는 거다. 이때까지 공연하면서 이 버릇이 제대로 나온 걸 처음 겪어서(전에도 분명 있었을 텐데 그때는 부담이 덜한 조연이였거나 주연이였어도 역할에 애정이 없었을 거다.) 이제야 나는 첫 장면은 무조건 만족하고 들어가야 한다는걸 깨달았다. 실제로 얼마나 잘하냐 보다 일단 내가 연기에 만족해야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남은 공연도 잘 마칠 수 있는 것 같다. 찬찬히 고쳐나갈 수는 있겠지만 그런 면이 내 성격이기도 해서 애초에 버릇이 튀어나올 일을 만들지 말아야겠다. 앞으로는 집에서든 공연 전이든 첫 장면을 더 많이 연습하고 익숙해지게 만들어야겠다. 또 맘에 안 들게 한 부분이 있더라도 빨리 떨쳐내고 당장의 장면에 집중할 수 있게 평상시에도 노력해봐야겠다. 어쩌면 별거 아닌 얘기일 수고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번 공연(막공)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거였던 것 같아서 주저리주저리 얘기를 해봤다.
연기, 제스처 이런면에서는 아까 말한 버릇과 상관없이 할거면 똑바로 제대로 해야겠다. 애매하게, 이상하게 할거면 안하는게 답이고, 공연 당일 바뀐 부분에 대한 연기를 하고 싶으면 다른 단원들이나 봉다룬 선생님께 여쭤봐서라도 급하게 추가한 이 연기가 관객들에게 이상해 보이진 않을지 충분히 고민해보고 정해야겠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역할 보다는 코러스 때문인데..ㅎ 막공 후기에 썼던 공연 당일 추가 됐던 부상당하는 장면에서 나는 나름 부상당한 연기를 했고, 나쁘지 않다 생각했다. 근데 영상에서 그 장면을 보는 순간 그 부상 연기를 나쁘지 않다 생각했던 게 진짜 너무 창피하고 민망했다. 이건 무슨 부상이 아니라 그냥 어깨 굽은 원숭이 느낌..? 쓸데없이 더 뭘 할려 하지 말고 하던거나 잘하자...ㅎㅎ

읽는 사람 입장에선 이게 도대체 무슨 영상 후기일까 싶을 정도로 글이 너무 요점도 없고 어딘가 이상한 것 같긴한데 그래도 나는 이 숙제를 하면서 이번 공연에만 해당되는 후회되는 문제점들(다 적진 않았지만 영상을 보면서 짜증내는 표정에 비해 행복한 표정이 너무 약하다는거, 분위기가 다른 동작이나 대사 사이에는 더 텀을 둘 것 등 많이 생각해봤다.) 도, 앞으로 무슨 공연을 하든 그 공연 하나를 통째로 날려먹을(?)만한 문제점에 대해서도 제대로 생각해볼 수 있었다. 끝까지 잘해준 우리 정1팀 너무 고맙고 많이 도와줬던 언니들도 다 너무 고맙다.
다음 공연 때는 공연 끝나고 웃으며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