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김수린	작성일	202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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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공후기

오늘 드디어 첫공을 올렸다. 정말 무대 장례식 끝나고 나서부터 엄청 떨렸다. 정팀 4번 다 뛸 때도 총막공은 떨리기보단 아쉬움이 큰데 총첫공(..??) 이 항상 엄청 긴장됐다. 어쨌든 어제 리허설 때는 안 그랬는데 긴장해서 침이 말라서 그런지 2번 노래쯤 부터 입안부터 목까지 엄청 건조해졌다. 극단에서는 (어제도) 긴장을 풀기 위해 3번 노래 전주 때 숨을 엄청 크게 마셨다 뱉는데, 오늘도 역시 습관적으로 숨을 딱 마시는데 코로 마셨음에도 코부터 목까지 느껴본적 없는 (지금도 무슨 느낌인지 기억이 안 난다. 그때 당시에는 메말라서 갈라지려 하는 땅 이 생각났다ㅋㅋ) 뻑뻑하고 메마른? 느낌이 들었다. 3-1 노래까지는 어찌저찌 했는데 (사실 마이크 차면 무대에서 내 목소리가 잘 안들려서 삑사리가 났는지 안 났는지도 정확히 모르겠다.) 3-2 때 그리 높지도 않은 음에서 갈라졌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목소리가 갈라질 확률이 높은걸 나도 아니까 3-2에서 표정도 이상했을 것 같다. 마리아 꽃 받을 때 타이밍은 잘 맞았고 중요한 것만 말하라 하기 전에 감정 살짝 바뀌는 부분 타이밍도 괜찮았던 것 같다. 'Please come back' 은 너무 살살 나온 것 같다. 다음엔 조금더 질러야겠다. 세자리오 따라하는 남자 목소리, 그리고 올리비아 목소리가 들었을 때 명확히 구분돼야하는데 오늘 그 부분은 뭐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말볼리오 부를 때도 톤을 살짝 높여서 불러서 갈라질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거기는 안 갈라지고 잘 나왔다.
편지 씬 막판에서 호흡 사용할 때 이게 올리비아 같은가..? 앞에 내가 잡아 놨던 캐릭터랑 좀 안 맞는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애초에 편지씬 올리비아는 올리비아가 아니니까 그런거 신경쓰지 말고 과장되게 확실하게 하는거에만 집중해야겠다.
공연 당시 이쯤에서 들었던 생각인데 정민이 언니랑 서정이 언니랑은 물 마실 시간도 애매하고 실제로 마시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저렇게 노래를 잘하는지 진짜 대단하다. 나는 숨만 쉬어도 확 마르던데.. 세바스찬이 주로 대기하는 백스테이지는 히터도 여기보다 훨씬 빵빵하고 바람까지 느껴져서 훨씬 건조할텐데.. 이건 진짜 존경스러우면서도 건조함을 느끼는 내가 이상한건가 싶기도..ㅎㅎ 쨌든 다음에는 물병을 그냥 안에 두고 나오기 전 마다 마셔야겠다.
8번에서는 조명이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 모르겠다. 백스테이지나 관객석에서 보면 핀조명 완전 앞쪽에 서야 얼굴부터 의상까지 다 잘 나오는 경우도 있고, 오히려 가운데 쪽에 서야 더 잘 나오는 경우도 있고, 아예 핀조명 앞으로 살짝 더 나와야 잘 나오는 경우도 있다. 특히 앞으로 걸어갈 때는 땅을 볼 수도 없고 눈부심 정도로 조명을 받는지 안 받는지를 판단해야하는데..ㅎ (장시우는 앞머리가 조명에 반짝거리는 정도로 파악한다고 한다ㅋㅋ) 음.... 그냥 자연스럽게 마킹 쓱 보는 방법을 연구하는게 빠를 것 같다...ㅎㅎ
9번 노래 전 대사에서 세자리오 어깨 두르면서 올 때 단순히 해야되니까 하는게 아니라 꼬시려는, 설레는 느낌을 가지고 돌려고 했다. 9번 노래 끝나고 관객석 뚫고 지나갈 때 내가 정민이 언니 뒤에 너무 바짝 붙어있었다. 처음 대사를 무대에서 다 하고 내려와야할 것 같고, 간격 유지 하면서 지나다녀야겠다. 또 처음에 언니가 3열 뚫으려다가 안될 것 같았는지 5열?을 뚫었는데 언니가 3열에서 돌아 나올때 이렇게 될 수 있음을 미리 생각하고 공지받았음에도 순간 당황했다. 토요일까지 여러 경우의 수를 더 생각해보고 어떻게 대처할건지도 더 자세하게 생각해봐야겠다.
싸움 말리는 씬에서 수정이 언니한테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 고마웠고 무대 위에 있던 나도 감탄했다. 봉다룬 선생님께서 나의 연기가 완성 되었을때는 더 나아가서 상대방도 이끌어줄 수 있는, 상대방도 그 감정을 정말 느끼고 자연스럽게 연기를 할 수 있는 연기를 해야한다고 하셨는데 오늘 그 씬에서 수정언니가 (적어도 나한테는) 완전 그랬다. 다 알고 있는 내용인데도 당황스럽고 짜증나고 불쾌한 연기 할 때 김수린이 의식적으로 신경쓰던 부분들이 확 줄었고, 노란양말을 낀 팔로 하트를 만들며 올리비아를 감미롭게(?) 부르는 부분에서는 나도 실제로 당황하면서 자동으로(이렇게 무의식적으로 나도 모르게 연기가 되는건 처음이여서 엄청 신기했다.) 당황과 불쾌의 호흡이 나왔다. 내가 그 상황에 조금이라도 집중이나 몰입을 안 했으면 정말 웃음이 나오거나 웃음 참으면서 연기했을 것 같다. 말볼리오 끌려가고 세바스찬한테 바로 다가갔는데 박수가 꽤 길게 나오길래 조금 창피하고 곤란하면서도 미안한 연기 하면서 기다렸다. 신부한테 가자고 하는 대사 앞에는 기쁜 호흡을 더 넣어도 될 것 같다.
이게 모든 관객들이 이 공연을 처음보니까 더 그랬을 것 같은데 12번 노래 전주가 따다다따다단 따다다따다단 따라라따라라따라라따라라(...) 하면서 나오니까 관객석에서 이 상황에 맞는 사운드 (그 사운드에 담겨있는 감정이 이 상황에 대한 거라는건건 알겠는데 그 감정을 뭐라 표현해야될지 모르겠다)' 가 나왔는데 그때 당시에는 그거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근데 딴 팀 공연을 보니 확실히 셋이서 꽤 잔잔한 분위기에서 대사하다가 결혼 얘기 나오고 음악이 딱 나오니까 분위기가 스르륵 바뀌는데 되게 느낌있었다. 그리고 관객들이 그 감정을 더 느낄 수 있도록 내가 세자리오한테 하는 음악 전 마지막 대사를 더 잘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마지막 wedding?)

리허설 때 보다 더 못 즐긴 것 같아서 아쉬움도 많았지만 막공 때는 더 잘하고 더 즐길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연구하고 맞춰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