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양윤	작성일	2024-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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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후기

오즈의 마법사 공연과 시상식, 쫑파티가 모두 끝난 지 벌써 2주가 되었다.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그 사이 귀뚜라미 소리도 들리고 아침,저녁으로 살며시 계절도 달라진 거 같다. 이번 오즈는 여태 나의 모든 공연 중 제일 시간도 빨리 가고, 가장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 착한마녀라는 역할을 받았을 땐 많이 실망했었다. 지망하던 역할이 아닌 예상치 못한 역할이라 내가 이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계속 착한마녀를 연구하다 보니 나의 캐릭터가 점점 좋아졌다. 특히 극단에 가지 않고 온라인 연습을 하던 날, 단원방에 8번 노래가 착한마녀의 솔로곡이 될 거라는 소식을 접했을 때는 정말 뛸 듯이 기뻤던 것 같다. 진짜로 방방 뛰면서 좋아했던 거 같다.극단에 들어온 이후 인생 처음 솔로곡이라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어느 노래보다도 8번 노래를 가장 많이 듣고 따라 불렀다. 그리고 틈만나면 노래 연습, 무용 연습, 캐릭터 연구를 하느라 하루하루를 넘치게 지냈던 것 같다. 그리고 합숙 이후로 또 한 번 발전했다. 합숙이 끝나고는 내 캐릭터에 자신감과 자부심이 생겼다. 역시 연습을 많이 한 보람이 있었다. 공연 때까지 나는 착한마녀에만 집중했다. 정말 사소한 것까지도 더 완벽하게 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던 것 같다.

공연 기간이 시작되었다. 첫공 막공 둘 다 전혀 긴장하지 않았고 즐겼던 것 같다. 분장도 여태까지 받았던 것 중에 나 스스로도 내게 가장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의상도 생각보다 훨씬 많이 아름답고 예쁘고 마음에 들었다. 분장 선생님들 감사드립니다!! 착한마녀 연기도 연습 때보다 잘한 것 같아 뿌듯했다. 막공 8번 노래 때 당시까지 연습한 기억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조금 울컥하기도 했다. 바로 이것이 관객을 의식하지 않고 연기 그 자체에만 몰입하는 순간인 건가 보다.그래서 후회 없는 공연을 올렸다. 나 스스로 흡족했다는 사실 자체도 뿌듯했지만, 선생님들도 전보다 많이 늘었다고, 수고했다고 말해주셔서 기분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감사합니다.

시상식과 쫑파티는 설레는 마음으로 갔다. 시상식 때 내가 후보에 너무 많이 올라서 진짜 극단 생활 통틀어 가장 기쁜 날들 중 하나였다. 연기상, 모범상, 워크북상 후보 모두 정말 정말 좋지만 가장 뿌듯했던 건 연기상 후보였다. 공연을 위해 대본에 빼곡하게 글씨를 적고 밤 늦게까지 캐릭터를 연구했던 노력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은 베스트 팀상이다. "후보에는 오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했었지만 받을 줄은 조금도 예상을 못했기 때문에 더더욱 선생님들께 감사했다. 그 외에도 모든 수상자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쫑파티는 수육과 떡만둣국을 먹으러 갔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라 배부를 때까지 잘 먹었다. 장기자랑도 너무 웃음이 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쫑파티를 마련해주신 선생님들 부모님들 감사합니다!

오즈의 마법사는 나에게 있어 큰 개인 성장을 이룬 공연이었다. 그 동안은 계속 긴장하고 내 대사와 동작 외우기에 급급해 부자연스러운 시절이었다면, 이번은 내 역할에 몰입하며 연기하고 처음으로 솔로곡도 무대에서 펼쳐보일 수 있었던 그래서 내게는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거 같은 공연이었다. 사실 시상식과 쫑파티 이후 한 번 크게 아프고 그 뒤로도 개학하며 바빠서 이제서야 게시판을 쓰게 되었는데,(사실 꼭꼭 아껴두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도 같다)이렇게 오즈의 마법사 후기를 마치고 착한마녀를 떠나보내 주려니 슬프도록 아쉽다. Farewell, D Team! Farewell, Wizard of Oz! Farewell, Fairy!

",...Because this is the Great Land of O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