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채린	작성일	202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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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공연 후기 (매우길어요)

8/8 목 2시 첫공 후기
첫공날 전날 밤에 내가 입을 다물었는데 이빨이 바스러지더니 다 깨져버리는 꿈을 꿨다. 그래서 꿈속에서 내가 "오늘 저 오즈의 마법사 공연인데 노래 불러야돼요ㅠㅠ" 이렇게 말하고 이빨이 다 깨진 상태에서 1번 노래를 완벽하게 불렀다. 찝찝한 꿈을 꾸고 새벽에 일찍 깼는데 새벽부터 공연 때문에 가득 긴장해서 아침밥도 제대로 못 삼켰다. 극장에 가서 목을 푸는데 고음이 잘 올라가서 좀 기뻤다. 정팀 공연이 끝나길 대기하면서 A팀 단원들과 커튼콜이랑 엔딩 맞춰보고, 중요한 부분들을 정리해봤다. 공연 때는 정말 실수하지말자고 몇번이고 다짐하고 다짐했었기에 공연을 앞두고 너무 예민해져서 대본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또 긴장을 얼마나 했는지 무대에 서지도 않았는데 땀이 주르륵 쏟아져서 샤워를 분명 했는데.. 음.. 머리가 축축해서.. 분장쌤들께 죄송했다. 이번 분장은 정말 거의 9번 공연하면서 최대로 만족스러웠는데 속눈썹도 가벼웠고 분장도 너무 이쁘게 잘해주셨고 전보다 분장순서도 그렇고 분장을 더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었어서 좋았다. 저를 예쁜 도로시로 만들어주신 박희경 선생님 감사합니다!! 또 탈의실 위치도 바뀌었는데 분장실 바로 옆에 있다는 점과 옷을 가방에 따로 넣어서 정리할 수 있어 좋았다. 공연이 시작되었고 다행히 1번 노래도 실수하지 않고 소리도 잘 질렀다. 그러나 태풍이 휘이이 몰아치고 도로시가 등장할 때 구두를 잘 갈아신은줄 알았는데 왼쪽 구두를 제대로 못 채우는 바람에... 좀 당황스러웠으나 구두 사이즈에 발에 딱 맞아서 구두가 벗겨지는 대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MY SLIVER SHOES... 정말 미안하다... 첫공때는 우리팀이 전체적으로 큰 실수는 없었어서 다행이었지만(극장리허설때 실수한 YELLOW BRICK ROAD도 잘 갔다), 토끼와의 추격전 씬이 어색했고 8번 노래가 끝나고 잠들때 조명 자리에 제대로 못 앉았던거 같고 빅토리 노래가 끝나고 빗자루를 들고 서는 조명자리때 도로시가 잘 보이지 않았던거같다. 정팀 제외 교육단원팀들 중에서 완전 첫공이었는데 우리 팀원들이 첫공을 잘 올린거 같아 너무 다행이었다. 그리고 내가 공연이 끝나고 땀으로 온몸이 젖어서 많이 더웠으나, 내가 많이 몰입했다는 증거이니!! 스스로 정말 뿌듯했고 후회없는 첫공을 올릴 수 있어서 행복했다. 공연이 끝나고 올라갔는데 칭찬을 많이 받아서 진짜 행복감 100000... 첫공과 막공 텀이 길어서 공연 다음날과 다다음날에는 다른 팀 공연을 보면서 푹 쉬었다.
8/11 일 11시 막공 후기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목이 제대로 잠겨버렸다..^^ 아차 싶었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으니...뭐... 근데 공연 전에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진심 하나도 안 올라가서 불안했는데 홍록 오빠가 노래 잘한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응원해줘서 고마웠다. 내 인생 마지막 극단 공연인데 후회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무대를 찢어버리자는 마인드로 막공을 시작했다. 1번 노래는 다행히 무대 버프로(?) 음이 올라가긴 했으나 오전 공연이라 그런가 첫공에 비해 목이 제대로 안 풀린게 티가 났다고 엄마가 말씀하셨다.. 삑사리가 안난걸 다행이라 봐야되려나 ㅋㅋ 막공도 역시 눈에 띄는 실수는 없었지만 첫공 때보다 더 못한거 같아서 조금 아쉬웠다. 아 잠깐만 생각해보니 내가 오즈랑 대화하는 씬에서 대사를 빨리해서 오즈의 i came here just like you 대사를 잘랐다. 미안했다.. 그리고 앞치마가 공연 끝부분에 풀려서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큰 무대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시상식 & 쫑파티 후기
시상식때는 A팀에서 후보도 많이 못 오르고 베스트팀상 후보에 못 올라서 속상했지만 우리 팀 허수아비 연우가 모범상을 받아서 기뻤다! 상 받으신 모든 분들께도 축하하다고 전하고 싶다. 시상식이 끝나고 쫑파티로 보쌈과 떡만두국을 먹었는데 입맛이 없는 바람에 많이 먹지 못해서 아쉬웠다. 봉다룬쌤께서 이번에도 레크레이션을 맡으셨는데 춤 배틀을 하게되었다. 어쩌다 마라탕후루 챌린지를 추게 되고 하이디라오 춤도 추게 되었는데... 케빈쌤 저 하이디라오 춤 그만 추고 싶어요......ㅠㅠㅠㅠ 하지만 팀원들을 위해서 부끄러움을 참고 극 내향형인 이채린이지만.... 췄다...... 쫑파티가 다 끝나고 아쉬움에 단원들과 눈물의 굿바이를 나눴다. 나도 무대하면서 한 번도 운 적도 없고 극단 단원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없는데 케빈쌤한테 마지막으로 인사드리고 오니 앞으로 케빈쌤한테 지적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슬퍼서(?) 울기 시작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정준단원 단합대회 후기
이건 쓰는걸 또 잊어서 ㅎㅎㅎ 뒤늦게 지금 쓰지만 단합대회에서 다같이 김종욱 찾기 뮤지컬을 보고 고기를 먹으러 갔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단원들끼리 아이엠그라운드를 하고 벌칙으로 마늘을 먹었다. (지금 밝히는거지만 쌩마늘이 정말... 매워서 토할거 같은 맛이어서 벌칙이지만 다 먹지 않고 몰래 뱉었다...) 아무튼! 정말 재밌게 놀았었다.
극단을 끝내며
2020년에 들어와서 2024년에 (50기 ~58기) 총 9번의 공연을 끝으로 극단생활을 마치게 되었는데 극단서울에 들어오고 나서 정말 여러모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소심하고 목소리도 작고 노래 무용에는 자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극단에 들어오고 나서 자신감이 많이 붙은거 같다. 남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다 보니 학교에서 발표하는 수행평가가 있어도 능숙하게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계속 저를 혼내주시고 소리질러주신 단장님과 케빈쌤... 어릴 때는 두분께 혼나고 속상해서 많이 울고 속으로 정말 많이 미워했었지만... 되돌아보면 정말 감사했었고 단장님과 케빈쌤의 큰소리가 없었다면 제가 이렇게 성장하지도 못했을거 같아요. 또 항상 유쾌하셨던 천창훈 선생님도 많이 그립습니다... 뒤에서 춤추다가 이제는 센터에서 춤추고 노래 부르고, 조장도 해보고, 주인공도 해보고, 팀 내에서 맏언니가 되어보고, 소중한 경험 다 해보고 가는거 같아요! 사실 이번 공연 준비하는 내내 폐렴도 그렇고 여러모로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도 많았고, 내가 극단에 피해만 끼치는 건가 스스로 많이 의심하곤 했는데... A팀 얘들 제대로 못 챙겨주고 우리 귀여운 토토도 많이 이뻐해주지 못한거 같아서 정말 미안했었는데... 끝까지 나 믿어주고 따라와줘서 고마워 얘들아!!! 나는 내 마지막 공연을 너희들과 올리게 되어 너무 기뻐!!! 그리고 약 100명의 단원을 이끌어준 여러 스태프분들과 단장님 케빈쌤 무용쌤 보컬쌤 모두 감사드립니다. 예전에 극단 처음 들어오고 장윤후 언니 후기랑 다른 극단 선배님들 자유게시판 다 정독하고 그랬었는데... 그래서 저도 나중에 후배들에게 제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주고싶어서 후기를 길게 쓰게된거 같습니다. 이제 권한 사라지면 자유게시판도 더이상 길게 못 쓰겠지 흑흑 아쉽군... 다들 지금까지 후기 재밌게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 앞으로 극단 공연 계속 보러 올거니까 다음 공연 십이야도 화이팅입니다..! 극단서울 화이팅 !!! ❤️ + 미리 극단 30주년 축하드립니다 해외공연도 잘 다녀오시길~


(있어보여서 쓰는 명언) "Memories are sweet parting gifts from the past"

끝 끝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