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양윤	작성일	2024-08-11
첨부
막공 후기

첫공을 한지 불과 하루만에 막공을 올렸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지난 작품 공연을 한 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6개월이 또 지났다는 것을 보면 시간은 참 빠르다고 느꼈다. 오늘 아침도 목을 풀기 위해 첫공 때처럼 계속 호올스를 먹었다. 그리고 나의 모든 노래들을 하나 하나 불러보며 연습했다. 눈 깜짝할 새에 공연장에 도착해 대기실에서 분장을 받고, 마이크를 차고, 옷을 입었다. 예전에는 이 시간조차도 너무 길어 지루하다고 느꼈는데 이제는 대기 시간도 마냥 짧았다. 벌써 공연을 시작할 시간이다. 첫공 때는 살짝 긴장되기라도 했는데 오늘은 그런 것조차 없었다. 그저 '잘해야지' 라는 생각 뿐이었다.

지난 첫공에서 내가 보완하고 싶었던 점들은 바로 항상 무대 위에서 팔을 더 들고 있기, 8번 노래 제스쳐 더 확실히 하기, 그리고 의상이 좀 길더라도 불편한 티, 힘든 티 내지 않고 끝까지 자연스럽게 하기인데 오늘 이 모든 부분들이 다 발전한 것 같아 뿌듯했다. 2번 노래는 마지막 노래의 고음을 가성으로 올리긴 했지만, 그거 외엔 연기랑 무용도 지난 번보다 좋았다. 특히 "There is an old story. A scary old story." 가사의 안무 때 팔이랑 지팡이 모두 소매 안으로 안 들어가서 기분이 좋았다 ㅎㅎ. 8번 노래는 만족스러웠다. 동작도 지난 번보다 더 확실히 했고 노래도 최대한 몰입했다. 사실 8번 노래 등장하기 전부터 '이 의상을 입고 이 노래를 하는 것도 다 마지막이겠지' 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조금 울컥했다ㅠ. 그래서 이 노래를 더 간절하게 부를 수 있었던 것 같다. 15번 노래는 지난번이랑 비슷했던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왜인지 등장할 때 목에 가래가 살짝 있어서 대사를 시작할 때 목소리가 조금 이상했다는 점이다 ㅠㅠ. 다행히 바로 혼자 목 상태를 정리해서 엔딩 때까지 원래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엔딩 안무는 지난번보다 흡족했다, 완전히 100% 만족까진 아니지만 첫공 보다는 나아졌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짠하고 포즈를 할 때 진짜 너무 행복하고 홀가분했다. '이제 진짜 끝났구나'하고 아쉽긴 했지만 내 나름 만족한 막공이기에 뿌듯했다. 지난 주 대략 이 시간대에 연습 후기에 "다음 주 이 시각에는 모든 공연을 마치고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잠들고 싶다"고 적었었는데 그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다.

"Memories are sweet parting gifts from the pa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