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양윤	작성일	2024-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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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공 후기

오늘은 대망의 첫공 날이었다. 사실 오늘 아침의 목 상태도 그렇고, 어제부터 에어컨 바람 때문인지 마른 기침이 나와서 좀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공연장에 도착해서 연습을 하다 보니 목이 잘 풀렸다. 계속 8번 노래를 불러보며 내 대사를 되새겼다. 연습 중 소울이 언니가 15번 노래할 때 동선을 코러스랑 부딪히지 않기 위해 돌아서 가라고 알려주었고 스태프 선생님께서 2번 노래 후 대사를 할 때 "This was the peaceful land of Munchkin..." 하고 나쁜 마녀가 등장할 때까지 계속 그 자리에 서 있어야 한다고 바뀐 부분을 설명해 주셨다. 바뀐 것들이랑 평소 연습하던 것들, 모든 걸 머릿속에서 다시 떠올리며 분장을 받고 마이크를 차고 옷을 입었다. 그러고는 드디어 백스테이지로 들어가서 공연 시작을 기다렸다. 여태 공연 중 가장 안 떨린 공연이 이번 공연이었던 것 같다.

2번 노래는 딱히 큰 실수는 없었지만, 일단 옷이 좀 길어서 연습 때만큼 동작을 크게 크게 못해서 아쉬웠다, 그리고 옷이 길어서 의상을 밟을 뻔하거나, 소매 안으로 팔이 들어가고 지팡이가 가려져서 조금 당황했다. 티는 많이 안 난 것 같아 다행이다. 대사랑 연기는 만족스러웠다. 다음은 8번 노래! 내가 연습한 곡 중 가장 열심히 준비한 곡이기 때문에 잘하고 싶었다. 사실 노래에 몰입하느라 내가 정확히 어땠는지 자세히 생각은 나지 않지만, 오늘 아침 집에서 연습할 때보다 노래도 잘 부른 것 같았고 동작도 나름 괜찮았다. 다만 엄마의 피드백으로는 제스쳐가 나쁘지 않았지만 지금보다 더 확실히, 크게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 더불어 모든 장면에서 팔을 더 높이 들고 있으라고 조언해주셨다. 꼭 꼭 명심해야겠다. 15번 노래는 무대 뒤에서부터 너무 너무 등장하고 싶어 안달이었던 노래다. 다행히 잘한 것 같았다. 자세를 최대한 꼿꼿하고 우아하게 보이려고 노력했는데, 티가 났길 바란다 ㅎㅎ. 16번 노래는 오늘 한 모든 노래 중 가장 아쉬웠다. 커튼콜은 다 너무 만족스러웠는데 춤을 출 때 몇 번이나 의상을 밟을 뻔하고, 손은 소매로 계속 들어가고, 굽이 있는 구두 때문에 도는 동작도 제대로 못한 거 같아 난리도 아니었다. 의상을 불문하고 잘하려면 역시 더욱 연습해야 하나보다. 내일이 벌써 막공이다. 막공은 손님도 많이 오고, 영상 DVD도 찍는 날이니 오늘보다 더 발전하고 싶다. 컨디션 관리도 잘하고 런쓰루도 더 돌다 자야겠다. 후회 없는 공연을 위해, 파이팅!

"Sure. All you have to do is to knock the heels together three times, and command the sho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