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김예빈	작성일	2011-06-15
첨부
나의 소중한 8박 9일

아직도 지난 일주일을 꿈 속에서 보낸 것만 같다. 고 3이라서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내고 있던 탓에 공연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었는데 왠지 이번 '흥부놀부' 만큼은 정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만약 참여하지 않았다면 평생토록 두고두고 후회했을 지난 8박 9일동안의 여운을 남기려고 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Guest House 앞에서 인도친구들을 만날 준비를 했다. 사진과 영상으로만 보던 얼굴들을 직접 보니 반가우면서도 신기했다. 낯설고 어색한 첫 만남이 이루어진 후 둘째날부터 아침 10시~밤 10시라는 살인적인 연습 스케줄이 이어졌다. 만나기 전에는 이 친구들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까.. 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서로 이름도 외우고 연습하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인도친구들은 장시간 비행 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하는 연습이라 많이 피곤했을 텐데도 힘든 내색 하나 하지 않고 즐겁게 연습에 임했다. 무엇보다도 연습할 때의 집중력이 아주 높았고, 지적하는 내용들이나 제안하는 것들을 빨리 받아들였다. 특히 우리 놀부 식구들은 첫 연습 때부터 호흡이 너무 잘 맞아서... 정말 깜짝 놀랐다. 이전에 맞춰본 적도 없는데 어쩜 그리 다들 못되보이는지......(캐스팅 아~주 아~주 잘하셨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본 공연과 Teeth 공연 등 극단 서울에서 다른 나라 사람과 한 무대에 서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뭔가 이번만큼은 느낌이 달랐다. 일본공연에서 느꼈던 은근한 경쟁심이라던지, Teeth 에서 느꼈던 부담감등이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마지막 커튼콜 때 함께 손잡고 인사할 때의 장면을 상상하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희열을 느꼈다.
월요일 날 부모님과 스텝분들을 모시고 런을 돌았을 때 이런 공연을 하는 내가 굉장히 특별한 사람처럼 여겨졌다. 또 인종, 나라, 언어를 뛰어 넘어 무대에서 교감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연습 후 한 명씩 포옹하며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수, 목, 금 이어진 리허설과 공연. 막상 무대에 서니 다들 긴장을 해서 그런지 연습할 때만큼의 실력들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하면 할 수록 점점 발전해가는 공연을 보면서 너무 뿌듯했다. 이제야 조금씩 공연다운 공연을 한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막공만을 앞두고 있었다. 막공 들어가기 전에 이틀 후면 헤어진다는 것이 너무 아쉬워 혼자 감정이 북받쳐 눈물이 나왔다. ㅎ.ㅎ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즐기려고 노력했고, 최선을 다했다. 박수 소리를 뒤로 한 채 인사하러 나왔을 때 서로 눈물범벅이 되어 너무 수고했다고 얘기하며 포옹했다. 물론 10점 만점의 10점짜리 공연은 아니었지만! 첸나이에서는 10점 만점의 10점짜리 공연을 할 수 있는 기반을 한국에서 다진 것 같았다.
무한체력의 우리 인도친구들........ 명동, 사춤, 남산까지 모든 스케줄을 지치지 않고 다 소화해내고 또 새벽 2시까지 놀고 나서야 잠이 들었다. 나도 평상시 같았으면 바로 뻗을 상태였지만 아침이면 헤어져야하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에 계속 함께 있었다.
공부와 입시에 대한 부담감에 눌려있던 나에게 '흥부놀부' 공연은 활력소가 되었다. 지금 다시 원래의 생활리듬을 찾아가는 게 조금 힘들긴 하지만 3주 뒤에 더 멋진 모습으로 첸나이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그 때까지 열심히 지낼 것이다. 인도친구들이 돌아간지 3일이나 흘렀지만 가끔씩 계속 생각이 난다. 너무 값진 경험이었고, 친구가 8명이나 더 생겼다.'예빈언니' 하며 날 찾는 귀여운 비제이, 붙임성 좋은 쓰리, 큰 눈의 나의 환성적인 파트너 싼쥬, 나보다 한참 오빠같은 의젓한 싸스왓, 첫 날부터 누나들의 마음을 녹인 자이야쓰,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바순다라, 잘 통하는 싼쟈냐, 장난꾸러기 락시미까지!!
첸나이에서는 더욱 멋진 공연 올리고, 함께 더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길 기대한다.



I really want to appriciate you all. It was wonderful time to me. At the end of the show, I was so happy because of you all. Now I have brilliant friends from India. I can't wait to see you again. I love you all♥
Be well :)

with love, Yebin